제20회 가고파여름문학 축제 성황

마산문인협회(회장 김미숙)는 지난 7월 13일 마산 회성동 가곡전수관(관장 조순자)에서 제20회 가고파여름문학 축제를 개최하였다.
오후 4시에 개최된 이 행사에는 마산문협회원들과 인근 주민들을 비롯한 많은 문학애호가들이 참석하여 초여름 한때를 문학향기속에 보내게 했다. 이날 초대연사로는 가곡전수관장 조순자 국가무형문화제 제30호 가곡기능보유자의 "세계속의 우리 노래, 가곡(歌曲)"이란 제목의 강연이 곁들여져 우리의 전통시조가락인 가곡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국악연주단 "정음"은 마산 출신 시조시인 노산 이은상 선생의 가고파를 가곡 가락에 실어 처음으로 연주하는 시연을 열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윤형근 마산예총회장, 김일태 경남문협 회장의 축사가 곁들여 지고 김연동 전 마산문협회장의 가고파 여름문학축제에 대한 의의소개 등의 순서에 이어 이달균 시인의 행사축시 '동서화랑' 낭독, 윤미향 수필가의 류시화 시인의 '들풀' 낭독, 조정현 독자의 이해인 시인의 '여름일기' 낭독도 곁들여 졌다.  특별공연으로는 작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한국대표로 참가했던 '제나 탱고' 악단의 신나는 탱고 음악이 펼쳐져 이날 분위기를 최고로 고조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오하룡 
사진 위 국악연주단 정음의 가고파 연주, 아래 제나탱고 악단의 탱고음악 연주 모습

by gnbook | 2019/07/18 17:45 | 문학계 소식 | 트랙백 | 덧글(0)

윤홍렬 근작/ 인연 외4

윤홍렬 근작

 

인연

 

대밭을 둘러 아카시아 숲이 자리를 잡았다는 건 서글프

게도 참 끈질긴 인연이다 끈질긴 인연 위로 흐르는 향기도

향기려니와 그 뿌리는 어떻게 할까나 대 뿌리의 그 응어리

진 매듭위에 걸터앉은 그 억센 아카시아 뿌리의 뒤엉킴은

사는 것인가 그렇게 악다구니 치다가 제품에 지쳐 서로 주

저 앉는 악연도 악연이려니와 그 향기를 어떻게 할까나 대

밭을 둘러 아카시아 숲이 자리를 잡았다는 건 서글프게도

참 끈질긴 인연이다 껍질 벗겨지도록 아픈 향기는 어찌 할

까나

 

 

군무(群舞)

 

춤추는 것만이 춤은 아니다

하나가 움직여 둘이 된다

둘이 움직여 열이 된다

줄지어 날갯짓을 한다

굳이 날갯짓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저마다 다른 무리는 하나가 된다

아무도 말이 없었다

혼돈 속의 침묵이 질서를 이룬다

 

 

훔쳐보기

 

나만 갖는 것

 

비좁은 틈새로 넓은 세계를 보는 것

 

어둠 속에서 밝은 세계를 보는 것

 

훔쳐보기는

그래도,

희망을 갖는 것

 

 

 

회색 도시

 

수은등의 희미한 불빛도 아니다

흙먼지나 매연이 아니어도

도시는 흐리다

간간이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물안개 탓도 아닌 것이

도시는

공황장애를 앓는

그 답답함

질식할 것 같은 회색빛에 짓눌려

찢어질 것 같은 가슴으로 물들어 있다

 

 

풍경

 

후끈거리던 대낮의 열기에 달뜬 어스름

둥근 낮달이 뜨면

마구뜰에서 바라본 철마산은 늘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린채

구절산을 들쳐 업고

세월이 그렇게 만만하게 녹아 흐르더냐고 주절대며

월이가 마음 졸이던 속싯개 속으로

여릿여릿 잠기어 온다

 

 

 윤홍렬 시인

2011 서울문학으로 등단

고성고등학교 교장 지냄

고성문인협회 회장 지냄

시집 <흐르는 길> 있음


작은문학 55호(2019. 상반기)

by gnbook | 2019/07/16 09:18 | 이번호의 시 | 트랙백 | 덧글(0)

이광석 근작 5편/ 붉은 우체통 외4

이광석 근작 5

 

붉은 우체통



 

어느 눈 오는 날

붉은 우체통에

편지 한통 넣었네

밤새, 그리고 다음다음 날도

눈은 멎지 않고 내려

우체통을 하얗게 묻었네

강아지가 겨울 목도리를 물고 간

어느 봄날 아침

떨리는 손으로

우체통을 열어 보았네

, 숨 쉬는 붉은 예감이여

거기에는 이름 모를 들꽃 한 송이

동화처럼 따뜻이 웃고 있었네

 

 

낙타의 변

 

눈물 한 방울이

세상의 아침을 밝히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세상의 거친 들녘을 평정하듯이

어둠에 밟힌 풀꽃 하나가

반딧불이로 피어나는 그런 세월이 그립다

내게 허용된 눈물의 잔고가 얼마나 될지

나의 안에 시의 꽃 같은 언어들이 얼마나

잠자고 있을지 나는 모른다

사람들아 너희는 이 사막 같은 세상에

눈물 한 방울 보낸 적 있니

온기가 그윽이 빛나는 더운 말 한 마디

섞어 본적이 있니

아무리 물어도 답을 못내는

나는 이미 늙은 낙타다

<경남작가 33>

 

나무의 생각

 

 

나무는 이른 새벽부터 길을 나선다

이 산 저 산 높 낮은데 없이 외길로만

착하게 간다 밤이 저물면 언제나 제 자리에 와 있다

나무는 가장 낮은 곳에 뿌리를 둔다

낮게 생각하고 낮게 말을 한다

가지가지 잎새를 달고 꽃을 피우는

한 생애의 무게도 인내하면서

세상의 아픈 이웃들에게 푸른 그늘을 준다

아무리 매서운 겨울이 모든 가진 것을

다 내려놓아도 나무는 생명의 불씨

하나는 몸속에 지킨다 제 자신이

바로 새봄의 마술사이기 때문이다

 

 

 

한글날

 

가을비더러 제 이름을 묻자

쓸쓸이라고 답했다.

사춘기 단풍은 불꽃이라고 했던가

첫눈 내리면 저 겨울산은 뭐라고 할까

어릴 적 엄마 등잔불 밑에서 배운 한글

그 철부지 같은 우리글이 내겐 옛날 외할머니 같다

내일은 한글날

세종대왕께서는 아직도 훈민정음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이라고 하실까

뿌리 깊은 나무 그 착한 한글이

알아보기도 힘든 낯선 글이 되었다고

고개를 돌리시지는 않을까

한글날은 한글로 손 편지 쓰는 날

한글 앞에 머리 숙여 속죄하는 날이다

 

 

 

 

멀어도 험해도 가야 할 길이 있다

좋은 길만 골라 간다면

그건 길이 아니라 강물이다

길 끝자락엔 반드시 물음표가 있다

다 헤쳐 나가야 할지 물러서야

할지 망설여지는 나이

그게 60일지 70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사람들아 둘레길이라고

너무 재촉하지 말라 오솔길이라고

가볍게 밟지 말라

세상은 길로 시작되고 길로 닫힌다

지금 당신은 어느 길 위에 서 있는가

어느 길 밖에 서 있는가

 

작은문학 55호(2019.상반기) 

by gnbook | 2019/07/16 09:08 | 이번호의 시 | 트랙백 | 덧글(0)

부여궁남지에 걸린 오하룡 시화

부여 문협 주최 제17회 부여서동연꽃 축제 (시와 연꽃의 만남> 시 사진전이 부여 궁남지 현장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하룡 시화(궁남지에서)도 초대되어 걸렸다고 정진석 시인이 보내왔습니다. 전시 기간은 7월 1일부터 28일까지.

by gnbook | 2019/07/02 09:59 | 문학계 갤러리 | 트랙백 | 덧글(0)

김종상 시조집 <아픔의 열매> 출간

아동문학가로 널리 알려진 김종상 선생이 시조집 <아픔의 열매>(채운재 시선집 102)를 상재하여 보내왔다. 김 선생은 아동문학가이면서 시인으로 동시 동화 자유시 등 작품 영역을 폭넓게 구사해 왔다. 이번에는 시조집을 상재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시조가 정형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가 동시 자유시를 창작해 온 것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시조라고 특별할 수 없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너무 자유스러운 글 쓰기가 오히려 정형에 대한 호기심 유발 동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되어진다. 이런 점은 창작하는 시인들의 공통적인 갈등이면서 창작상의 실제문제로 지적될 부문일 것이다. 김 선생은 이 책의 서문에서, "문학의 출발때부터 시조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아동문학영역에 전념하기 위해 시조 쓰기는 거리를 두었으나 어쩔 수 없이 초심을 버리기 아쉬워 간간히 시조쓰기에 나선 결과 이렇게 시조집을 상재했다고 솔직히 실토하고 있다. 그의 원숙한 경륜으로 하여 이번 시조집도 잘 읽히고 그가 일관성 있게 관심을 갖는 농촌배경의 애향의식과 자연사랑, 부모에 대한 애정 그리움 등을 담아 감동을 주고 있다. 시조 한편을 감상해 보자./오하룡

고향을 그리며

한평생 고된 삶을 지게에 받쳐지고
시름처럼 살아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누더기 옷을 여미던 콩밭머리 허수아비

어스름에 잠겨드는 두메마을 한 머리에
쪼그리고 돌아앉은 추녀 낮은 초가 한 채
아득한 전설만 같은 내가 자란 고향집

등 하나 사이하고 학가산이 지켜앉은
어머니 아버지가 함께 잠든 서러운 땅
세월이 깊어갈수록 도져오는 애잔한 정

by gnbook | 2019/07/01 15:10 | 문학계 소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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